(주)우성유통 김성기 팀장
24년 갑진년(청룡의 해)이 시작 된지도 어느 덧 한 달여가 지났다. 청룡처럼 비상(飛上)하길 바랬던 올해 첫 시작은 1월만 보면 그렇지 못 했던 상황이다. 물론 이제 고작 한 달여가 지난 24년인지라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르지만 말이다. 23년 12월에서 24년 1월까지 두 달여 동안 극과극의 양돈시장 상황을 보여주었다. 2달여간 발생했던 여러 상황들이 한편으로는 현재 국내 양돈시장의 축소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작년 12월 초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12월 임에도 불구하고 생돈수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지육시세가 5천원이 넘어가고, 일 평균 도축두수가 8만두가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육가공 업체들은 생돈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불과 2~3주만에 연말연시 소비부진 및 크리스마스와 신정연휴로 인한 작업일 감소로 인해 지육시세는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22년→23년으로 23년→24년으로 전개되는 12월과 1월의 지육시세를 비교해 보았다.
[표1]을 살펴보면 주차별 지육시세가 전년대비 최대 713원(1월1주차)까지 차이를 보였다. 해당연도의 기간동안 소비부분(판매)상황은 모두 원활하지 않았던 공통된 상황이었지만, 지육시세는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고돈가 상황에서 판매부진이 진행되었던 22년 말은 육가공업체의 1년간의 영업이익을 12월 한 달여 만에 대폭 낮추는 결과를 나았고, 올해 판매부진에 따른 저돈가는 농장의 경영상태를 악화시키는 상황이었다.
올해 초의 시장동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표2]을 보면 23년 12월초 일 평균 도축두수 8만두 이상인 상황에서도 지육시세는 5천원 이상을 형성하였다. 3주차에 들어서면서 김장철수요 종료와 함께 지육시세는 하락세로 전환된 가운데,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크리스마스 연휴와 신정연휴로 인해 2주 연속 주간 4일작업이 진행되면서 일 도축두수는 8만두 후반까지 증가되고, 지육시세는 4,300원대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였다. 매년 1/4분기 낮은 지육시세의 패턴으로 보면, 어쩌면 당연한 시장상황일지 모르겠지만, 한 달여 만에 지육시세가 1천원 이상 급락하는 상황과 소비부진의 연속은 업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1월 2주차에 들어서면서 일 도축량이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지육시세의 반등이 시작되는 듯 싶었으나, 예상과 다르게 지육시세는 4,300원대 약보합세를 보였다. 그렇게 맞이한 1월3주차에는 경북 영덕(역대 39번째)과 경기도 파주(역대 40번째)에서 ASF가 이틀 간격으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Stand Still 및 차량역학에 따른 농장 개별 이동제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일 평균 도축두수가 7만두 후반대로 하락 하였지만 지육시세의 반등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4주차에 접어들면서 4천원 중반수준으로 지육가가 소폭 상승세를 보였으나, 명절을 앞둔 시점에도 불구하고 부분육 판매에 있어 이렇다 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생산비 이하의 낮은 지육가가 유지되면서 양돈농장의 고민이 깊어가는 가운데, 육가공 업체의 판매부진은 현재 양돈시장의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역시 큰 반전이 없는 시장상황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명절이 들어있는 2월은 매년 가장 낮은 지육시세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21년~23년 3년간 2월 지육시세는 당해연도에 가장 낮은 시세를 기록했다. 24년 2월 예상 지육시세 또한 동종업계 평균 4,360원 수준으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예측하였다. 게다가 1월 지육시세가 당초 예상했던 시세보다 하락한 월 평균4,400원 수준에서 고전을 면치 못 하면서, 2월 지육시세 역시 큰 기대는 어려운 시장상황으로 판단된다. 다만, 2월말 급식물량 준비 및 3.3데이 행사 등 지육가의 상승을 견일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에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의 시작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 올해 전체 양돈시장을 평가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소비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고, 지육시세의 상승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소비동향과 함께 맞물려 상승하는 지육시세는 그 누구도 탓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양돈시장은 때로는 소비동향과 동떨어진 지육시세의 형성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기 때문에, 올 한해 농장과 육가공업체가 함께 상생해 나갈 수 있는 협의점을 찾을 수 있는 그러한 양돈시장이 되길 희망한다. |